김연수 장편 소설.상해로 출장가는 길에 <내가 있는 곳>(http://blog.yes24.com/document/11200713)과 함께 들고간 책이다. 김연수의 책 중 한권을 가지고 가서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장 앞에 서서 그 동안 읽지 않았던 책 들 중에서 고르고 있었다. 한권 한권 꺼내서 뒤적이다가 이 책 <밤은 노래한다>를 보게 되었다. 단편집을 가지고 갈까, 산문집을 가지고 갈까 하다가 우연히 이 책의 뒷면을 봐 버렸다. 처음에는 어떤 내용인지 몰랐다. 하지만 뒤면을 읽어보면서, 이 책을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간도 지방에서 일어났던 민생단 사건. 현재 중국 땅이기에 이 책은 중국에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작가가 관련된 내용을 쓰기 위해 중국에 갔던 것처럼.밝은 내용은 아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내용도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있으면 그 때의 이야기가 그 때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서로 살기 위해 없는 죄도 만들어내는 세상. 그런 세상은 예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닌 것 같다. 여전히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 국회, 검찰, 법원, 언론이라는 곳을 통해.책을 보면서 <여행할 권리>(http://blog.yes24.com/document/11156061)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마도 작가가 이 책에 나온 곳과 비슷한 곳을 다녀왔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특이하게도 김영하의 <검은 꽃>이 생각났다.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기쁨의 역사가 아닌 어둡고 우울했던 역사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김영하는 <검은 꽃>을, 김연수는 <밤은 노래한다>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처절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뭐랄까. 그 시대 작가들이 꼭 거쳐야하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작가들이 그런 의도가 있든 없든, 무언가 족적을 남기는 듯하다. 좋다는 의미다.민생단 사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민주주의인 대한민국에서는 더더욱 알 수 없었던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한 권의 소설로 담아냈다. 무척 어려운 일은 해낸 것 같다. (내가 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주의에도 여러 사상이 있듯이 공산주의에도 여러 사상이 있다는 것을, 혁명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결국 모두 죽는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조금은 알 수 있다. 유토피아는 어떤 사상에 있지 않다, 아니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 어떤 것에라도 기대야했기 때문에 하나의 사상이 종교처럼 받들어졌던 것이 아니었을까. 물론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많지만 이제는 점점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합리적 개인주의자로 - <개인주의자 선언>(http://blog.yes24.com/document/11074120). 무겁지만 생각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종북이니 빨갱이니 외치는 사람들, 결국 그들은 그들 자신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있는 현실. 역사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수많은 자료들을 통해 이상의 삶과 그 비밀을 추적해들어감으로써 ‘지적 소설의 한 장을 열어젖혔다’는 평을 받은 꾿빠이, 이상 (2001), 공식적인 역사 기술(記述)이 지워낸 개별적인 인간들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소설의 인식론적 깊이를 심화시킨 작품으로 평가되는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2007)을 잇는 김연수의 세번째 역사소설 밤은 노래한다 (2008)가 문학동네에서 재출간되었다.
역사의 소용돌이로부터 한 발 떨어진 채 일상을 살아가던 한 남자가 어느 날 연인이 죽기 직전 보내온 한 장의 편지를 받으면서 역사의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가게 되는 밤은 노래한다 는 우리를 1930년대 초반 북간도로 이끈다. 그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우리는 항일유격 근거지에서 일어난 비참한 사건, 즉 ‘민생단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1932년 9월 용정 _007
1933년 4월 팔가자 _105
1933년 7월 어랑촌 _173
1941년 8월 용정 _325
1932년 9월 용정 _337
해제|한홍구(한국 현대사학자)
그 긴 밤, 우리는 부르지 못한 노래, 밤이 부른 노래 _343
작가의 말 _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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