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thytykihd 2024. 2. 19. 17:50


2014년은 잔인한 해였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사건 사고에 모두가 몸서리쳤다. 세상은 험악함의 끝을 보여주기로 작정했던지 사람들의 가슴에 시퍼런 멍을 계속 안겨주었다. 당사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 아픔은 오래 가지 않았다. 망각의 동물인 인간은 어제는 눈물을 흘렸어도 오늘은 시시덕거렸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진 않았다. 하루아침에 제 목숨과도 같은 자녀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이들이 있다. 계절이 바뀌었지만 그들은 오늘도 말없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제 자녀의 이름을 불러본다. 세월호 사건은 여러 모로 이해불가다. 최초에 우리는 모두가 구조됐다는 거짓말을 접하곤 기뻐했다. 이후로도 거짓은 진실을 압도했다. 움직였으면 살 수 있었던 아이들을 향해 가만히 있으라는 거짓말이 살포됐고,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겐 최선을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며 거짓 고백을 했다. 살아있는 동안 이름으로 불렸을 많은 생명들이 숫자가 되어서야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신원미상이라고 했지만 부모들은 제 자녀를 바로 알아봤다. 생의 희망이 꺼지는 순간이었지만 여전히 물속에 있는 안타까운 목숨을 생각하면 그건 역설적이게도 행운이었다. 무엇을 덮기 위해서였던지 정말 중요한 건 재껴둔 채 오로지 하나의 희생양 만들기에 열을 올렸다. 물론 그의 부정축제는 문제였다. 하지만 세월호의 잘못된 항해는 잘못된 것들의 결합이었다. 기업은 자본 증식을 위해 낡은 배를 사들였고, 정부는 기업의 그런 행위가 가능하도록 법을 뜯어고쳤다.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안전망마저도 제거되니 결국 사람은 버림받았다. 돈이 사람보다 중요한 세상은 그렇게 탄생했다. 모두가 분노했다. 시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세상을 노래해야 할 사람들이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다. 책에 수록된 시들은 충분히 살아날 수 있었으나 세상에 의해 버림받은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쓰여졌다. 동시에 시들은 잘못을 잘못이라 말하지 않는 자들을 꾸짖기 위해 탄생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은 흐릿해진 기억들이 시와 함께 살아났다. 그날 내가 느꼈던 분노와 두려움의 감정이 ‘과거’가 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부끄러웠다. 나의 망각은 ‘가만히 있으라’는 세상의 요청을 고스란히 수용한 것과도 같았다. 말 잘 듣는 국민이 되길 바라는 세상, 그런 세상에 순응할 때 우리 모두는 세월호 탑승자와 같은 운명에 속할 수밖에 없다. 시인들은 가만히 있지 않기로 했다. 자신들이 지닌 최고의 무기로 세월호에 대해 써 내려갔다. 아무도 책임지는 자가 없고, 심지어 경기 회복을 위해 더는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온 시점에서 그들은 분노할 것을 주문한다. 결국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것은 우리들의 목소리일 것이다. 우리가 침묵한다면 세상은 우리를 죽일 것이요, 반대로 우리가 제 목소리를 낸다면 그들은 우릴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안타깝지만 세상은 목소리 큰 자의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선 끊임없이 제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모든 것은 반복된다. 어제 들은 뉴스를 오늘 또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반복되는 사건 중엔 세월호 사건도 존재한다. 더는 그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은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부디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성에 기댄 그릇된 판단은 아닐까.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또 다른 비극을 빚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 또한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푸른 봄들이 우리 눈앞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동안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는 국가 안전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엄마저 냉혹한 자본의 권력 앞에 무참히 파괴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온 국민에게 크나큰 슬픔을 안겨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사고 수습이나 대책은 요원하다.

지난 6월 2일 문학인들은 시국 선언을 통해 정부의 자격을 묻고 권력의 폭력을 고발했다. 그리고 세월호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를 출간하며 문학의 윤리로 권력과 싸우고, 문학의 자유로 절망을 헤쳐나가고자 다짐한다.

이 책의 작가 인세 전액과 출판사 수익금 10%는 아름다운재단 ‘기억 0416 캠페인’에 기부되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캠페인은 참사의 사회적 기록을 위한 시민아카이브 구축 지원, 지역 사회복지사의 유가족 방문활동 지원 및 안산 지역공동체 복권치유 인프라지원 등의 사업으로 진행한다.


책머리에

딸의 편지 _강은교|꽃밭에는 꽃들이 _고운기|이름 짓지 못한 시 _고은|노란 리본을 묶으며 _공광규|반도의 자화상 _곽재구|다 끝났다 _구중서|기다리래 _김기택|어떤 인사 _김사이|적폐(積幣)가 아니라 지폐(紙幣) _김사인|이 봄의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 _김선우|수평선 _김성규|나비가 되었네 _김오|냉기가 도는 심장을 껴안고 잠이 들었다 _김은경|메아리 _김일영|4월 _김주대|다시라기 _김준태|꽃처럼 무거운 마음 _김중일|아기단풍 _김해자|난파된 교실 _나희덕|화인(火印) _도종환|소금 속에 눕히며 _문동만|침몰하는 봄 _문인수|백일홍 _박성우|부를 수 없는 것들이 많아졌다 _박찬세|이제 누가 사랑을 이야기하겠는가 _박철|달콤한 눈 _박형준|세월호 최후의 선장 박지영 _백무산|바다 무덤 _손택수|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_송경동|물속 소년 소녀들 _송찬호|그리고 날들 _신용목|검은 방 _신철규|바다를 털고 걸어 나올 거 같아 _신현림|엄마 아빠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_안상학|인사를 끝까지 끌어 올려서 _안주철|파도가 간다 _유병록|날아라, 노란 나비 _유순예|국가를 구속하라 _유용주|물음표의 시간들 _유현아|21그램 _윤석정|아기의 엄마가 올 때까지 _이민호|이 나라가 무슨 짓을 했는지 _이상국|별이 되어라 _이선식|5월 3일, 뉴스타파 _이시영|네 생일에 바친다 _이안|오늘 _이영주|이천십사 년 봄, 부터 _이용임|세월 _이은봉|한 울음이 한 울음에게 _이재무|비 _이진명|공기 속에서 _이진희|내 딸 아들들아 모두 어디로 갔느냐 _이하석|해후 _임경섭|진혼의 노래 _임동확|차를 마시다니 _장석남|볍씨 한 가마 보리 서 말 _정기복|가만히 있지 말아라 _정우영|또 다른 방주 타고 오시라 _정원도|한 아이에게 _진은영|4월 애(哀), 세월 애(哀) _천수호|기억하자 이 비겁을 _최영철|이 닭대가리들아! _최종천|기도들 _최지인|섬집 아기 _최현우|숨 쉬기도 미안한 4월 _함민복|누군가 물었다 _허수경|제망매(祭亡妹), 흰 꽃들의 노래 _허은실|지금은 서정시를 써야 할 시간 _황규관|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시 _휘민

발문 김윤태|수록 시인 소개

 

영성의 깊은 샘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는 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송골매가 부른 노래의 제목입니다. 노래의 가사와 상관 없이 이 노래는 송창식이 부른 고래 사냥 과 함께 젊은 청년들에게 야릇한 웃음을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록 유머처럼 가볍게 쓰여지기는 했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라는 말에는 많은 의미를 담겨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때로 세상은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걱정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고난,

gtdrsdf.tistory.com

 

조선왕조실톡 1-6 세트

역사와 카톡의 만남을 상상이라도 해보셨나요?작가의 센스에 놀라고 책의 구성에 두번 놀랐습니다.등장인물들의 특성을 살리고중간중간 실록 돋보기도 굉장히 유익하구요.책이 생각보다 두껍지만 재미있어서 분량이 더 많았으면 하는 욕심마저 생기더군요.톡형식으로 다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않고 깊이 있게 다뤘습니다.바로 다음 조선왕조실톡2를 보고싶어지네요이 상품은 YES24에서 구성한 상품입니다.(낱개 반품 불가).[도서] 조선왕조실톡 1 : 조선 패밀리의 탄생 |

tiuzdxd.tistory.com